日本酒研究会
[니혼슈 칼럼 226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206 쿠루마자카 (車坂, くるまざか)
登録日:26-08-13 00:00 照会:4
소주韓잔 사케日잔 ‐ 206
쿠루마자카 (車坂, くるまざか)
- 요시무라히데오 상점, 와카야마현 이와데시
- 오구리 판관 전설에서 따온 네이밍으로 2004년에 기존 니혼죠와 다른 새 라인업으로 론칭
- 타 라인업으로 와카야마성, 지역명소, 역사를 모티브로 한 니혼죠, 네고로자쿠라, 텟포타이 등 존재
- 노토토지 4대 천왕으로 불리는 노구치 나오히코 씨에게 10년간 수행한 토지를 초빙해서 비약적인 발전
사케 이름을 보면 상당히 인상적인 브랜드들이 일부 있습니다. 특히 아직도 한국에서 일본어 잔재가 남아있는 사쿠라 같은 단어일수록 더욱더 그러합니다. 필자가 부산 출신이라 그런지 부산 사투리라고 생각했던 단어들이 일본어였던 경우도 개인적으로는 아주 많이 인상에 남습니다. 어릴 때 많이 썼던 주리(釣り/ 거스름돈), 고바위(勾配 / 비탈), 가라(空 / 비어있는), 다마(球, 玉 / 전구, 구슬) 등이 그렇습니다.
요즘은 많이 일본어 잔재가 사라지긴 했지만 아직 연배가 계신 분들은 대화 속에서 많은 일본어가 나옵니다. 한자 자체는 자동차를 뜻하지만 실제로는 수레나 카트를 뜻하는 쿠루마(車)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재도 남아있는 일본어 잔재 - 조선일보 인용
오늘은 이 쿠루마와 관계된 사케를 하나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쿠루마자카'(車坂)라는 브랜드인데 한자로만 보면 수레언덕이 되는데 이 브랜드의 네이밍의 유래는 일본의 전설에 기인합니다. '오구리 판관 전설'인데 카부키(歌舞伎)나 죠루리(浄瑠璃) 같은 일본의 전통 예능에 자주 등장하는 전설입니다.
아주 간단히 그 전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바라키현의 젊은 성주인 '오구리'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미모가 엄청났던 테루테 공주와 첫눈에 반해서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에 화가 난 테루테 공주의 아버지에 의해 오구리는 독살당하고 말았습니다. 지옥에 떨어진 오구리는 염라대왕의 지시로 눈도 안 보이고 말도 못 하고 걷지도 못하는 추한 모습으로 현세로 되돌아옵니다.
'이 사람을 쿠마노 온천에 몸을 담그게 하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하늘의 계시에 따라 한 스님이 오구리를 수레에 태웠습니다. 수레에는 ‘이 수레를 한 번 끌면 천명의 스님에게, 두 번 끌면 만 명의 스님에게 공양을 베푼 것과 같을 것'이라는 푯말을 걸었습니다. 이에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흙수레를 끌며 쿠마노 온천 쪽으로 나아갔습니다.
오구리 판관과 테루테 공주 공연 포스터 - 후지사와 시니아넷토 인용
한편, 오구리를 잃은 테루테 공주는 방랑자가 되어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 그녀 앞에 흙범벅이 된 수레에 실려 온 추한 오구리가 나타납니다. 테루테 공주는 그가 사랑하는 남편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를 가엽게 여겨 며칠 동안 그 수레를 직접 끌었습니다.
400일이 훌쩍 넘겨서야 겨우 쿠마노 온천에 도착합니다. 오구리가 이 온천에 49일간 몸을 담그자 기적적으로 원래의 아름답고 용맹한 오구리 판관의 모습으로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그 후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오구리는 테루테 공주와 극적인 재회를 이루고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악인들을 처단해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설입니다.
현재 이 쿠마노 지역은 일본 내 영적인 중심지로서 순례 및 참배길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주 신성한 지역입니다. 즉 이 전설은 신앙, 권력, 사랑, 죽음, 부활로 이어지는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전설에서 테루테 공주가 수레를 끌고 올라간 언덕이 지금도 그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는 ‘쿠루마자카’라는 언덕이며 금일 소개할 사케가 바로 이 이름을 그대로 사케 브랜드로 채용한 '쿠루마자카'라는 사케입니다.
요시무라히데오 상점의 쿠루마자카 - 홈페이지 인용
쿠루마자카를 양조하는 양조장은 '요시무라히데오 상점'으로 창업가의 이름이 그대로 사명에 들어가 있습니다. 쿠마노 온천이 있는 와카야마현의 이와데시에서 1915년에 창업하였습니다. 이제 100년 조금 넘은 신생(?) 양조장입니다.
창업 초기의 브랜드는 쿠루마자카가 아니라 니혼죠(日本城)라는 브랜드였습니다. 한자 그대로의 뜻은 말 그대로 '일본성'이며 바로 양조장이 있는 지역의 중심이 되는 와카야마성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요시무라 히데오 씨가 창업한 1915년에는 일본이 점차 세계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격동의 시대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요시무라 히데오 씨는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와카야마성을 산책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사케로 만들고 싶어 ‘니혼죠’라고 명명했습니다.
긴키지방 와카야마현 이와데시
그리고 요시무라 히데오 씨는 중국의 유명 시인인 이백의 "兩人對酌山花開, 一杯一杯復一杯"이라는 시에 완전 매료되었습니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둘이서 마주 앉아 술을 마시니 산에 꽃이 피어나네, 한 잔 한 잔, 또 한 잔)입니다.
그는 이 구절처럼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서로 마주 앉아 꽃을 보며 끊임없이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술", 그리고 "시대가 변해도 누구나 술을 마시며 인생의 밝은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술"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양조를 시작했으며 요시무라히데오 상점의 100년 넘는 주조 철학이자 뿌리가 된 것입니다.
창업 시부터 존재했었던 브랜드인 니혼죠 - 홈페이지 인용
한참 양조장이 잘 나갈 때는 일본의 최대의 사케 생산지인 고베의 나다에도 공장을 두기도 하였지만 1995년에 있었던 고베 대지진을 계기로 양조 거점을 창업지인 와카야마현에만 집중하고 지역사케(지자케) 전문 양조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2004년에 쿠루마자카를 론칭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 3대 토지 집단 중 하나인 노토토지의 4대 천왕중 한 명인 ‘노구치 나오히코’에게 10년간 제자로 수학했으며 노토토지의 최초의 여성 토지이기도 한 후지다 아키코 씨를 2013년에 초빙했습니다. 이에 맞춰 양조장의 설비를 새롭게 정비하고 전통 방식인 야마하이 및 키모토 방식을 중심으로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요시무라히데오 상점의 현재의 토지인 후지타 아키코 씨 - 홈페이지 인용
야마하이와 키모토의 본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양조장 지하의 넓은 저장고에서 숙성시켜 출하 시점을 하나하나 맞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화학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쌀을 원료로 한 양조도 시작했습니다. 쌀과 물에 있는 미생물의 힘을 빌려 전통적인 양조 원리와 본질을 소중히 여기면서, 자연의 은혜를 느낄 수 있는 술을 소비자에게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니혼죠 이외에 창업 초기의 또 다른 네고로자쿠라(根来桜)라는 유서 깊은 브랜드도 있습니다. 양조장이 위치한 와카야마현 이와데시의 유명 사찰 ‘네고로지(根来寺)’의 이름을 땄으며 초기에는 이 술을 수레에 싣고 다니며 길거리에서 판매했다고 합니다. 현재도 야마하이 등으로 출시되며 그 맥을 잇고 있습니다
야마하이 중심의 네고로자쿠라 - 지자케닷컴 인용
니혼죠는 와카야마 현 내에서 가장 많은 전국 신주 감평회에서 금상 수상 횟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쿠루마자카는 2018년 SAKE selection(브뤼셀 국제 콩쿠르 사케 부문) 준마이다이긴죠 부문 플래티넘상을 수상하고 이후에도 2019년 이탈리아 밀라노 사케 챌린지, 2020년 런던 사케 챌린지, 2021년 프랑스 보르도 와인 챌린지 등에서 꾸준히 금상 이상을 수상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사장은 창업 이후 4대째에 해당하는 야스무라 카츠히코 씨입니다만 경영에 집중하고 있고 실제적인 쿠루마자카를 총 지휘하는 사람은 후지타 아키코 토지입니다.
요시무라히데오 상점 전경 - 홈페이지 인용
그런데 금번 쿠루마자카라는 사케를 소개함에 있어서 전설도 나오고 했지만 이 지역의 역사를 빼놓고선 넘어갈 수없어서 사케와 관련된 부분으로 해서 잠시 언급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시무라히데오 상점이 있는 이와데시의 관광 명소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네고로지(根来寺)라는 절입니다. 신의진언종의 총본산이며, 국보인 대탑과 벚꽃 그리고 단풍 명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사케 라인업으로도 이 네고로의 벚꽃이라는 뜻으로 '네고로자쿠라'가 출시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또 다른 라인업으로 텟포타이(鉄砲隊)가 있습니다.
쿠루마자카 이외의 요시무라히데오 상점의 라인업
필자의 일반적인 사케 칼럼에서는 메인 브랜드를 소개하고 다른 라인업을 잠시 언급만 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금번 쿠루마자카는 니혼죠, 네고로자쿠라 정도로만 소개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텟포타이가 가지는 의미가 또 상당해서 잠시 짧게 언급드리고자 합니다.
텟포타이는 우리말로 하면 '조총부대'정도가 됩니다. 혼란스러운 전국시대의 한 중심이었던 1543년 포르투갈 상인을 태운 배가 가고시마의 타네가시마에 표류하게 됩니다. 이때 이 섬의 영주가 두 정의 조총을 거금을 주고 구입하게 되었는데 이 소문을 듣고 바로 네고로지의 '츠다 켄모츠'가 현지로 날아가 그중 한 정을 이 와카야마현으로 가져오게 됩니다. 그리고 가고시만 보다도 더 빨리 복제에 성공합니다.
과거 텟포타이의 모습을 재연하는 텟포타이 보존회 멤버 - 이와데텟포타이보존회 인용
우리가 알고 있는 전국시대의 흐름을 바꿔버린 조총의 최초의 복제는 바로 이 와카야마현인 것입니다. 이에 일본 내 최대의 용병집단이 되었으며 어업, 해운업, 용병 수입 등으로 상당한 부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 지역이 일본 내 최대의 조총 생산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도검 및 철기를 만드는 기술이 뛰어난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조총의 복제로 인해서 칼잡이에서 총잡이로 바뀌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화약의 원료인 초석을 수입하기 좋은 지리적 이점이 있었으며 기존의 기술이 뛰어난 장인들을 활용해 분업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요시무라히데오 상점의 메인 브랜드, 쿠루마자카
쿠루마자카라는 사케 자체의 설명은 어찌 보면 정말 단순합니다. 모던해지려고 노력하는 클래식의 사케 정도로만 설명하면 나머지는 주관적인 영역이라 크게 언급할 것이 없습니다만 금번은 꽤나 스토리가 길고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전설과 역사로 점철된 사케로서 단 한잔을 마시더라도 주고받을 안주가 참 많은 사케로 보입니다.
그럼 쿠루마자카와 기타 라인업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 쿠루마자카 키모토 준마이슈
무농약·무화학비료로 재배한 고햐쿠만고쿠를 전량 사용
특제 나무통으로 균과 미생물을 천연으로 채취하는 방식으로 병입 후 냉장 보관하여 6개월 숙성한 2024BY 생주로 수량 한정주
생주 특유의 풍부함이 느껴지고 풍부한 감칠맛을 전하면서도 풍성한 산미가 뒷맛을 깔끔하게 마무리함
특정명칭 : 준마이슈
열처리 여부 : 열처리 안 한 나마자케
쌀 : 고햐쿠만고쿠 (무농약 무화학 비료)
정미비율 : 65%
알코올 도수 : 17%
니혼슈도 : +3.8
산도 : 1.9
* 쿠루마자카 준마이다이긴죠
주조호적미의 왕이라 불리는 야마다니시키를 50%로 정미한 사케로 효모는 1801호와 1401호를 블렌드해 화려하고 과일향이 풍부한 감칠맛에 뛰어난 깔끔함은 쿠루마자카만의 특징
특정명칭 : 준마이다이긴죠
열처리 여부 : 열처리한 히이레
쌀 : 야마다니시키
정미비율 : 50%
알코올 도수 : 16%
니혼슈도 : +3.8
산도 : 1.9
* 쿠루마자카 야마하이 준마이다이긴죠
다양한 요리와 잘 어울리며 한 병으로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술을 만들겠다는 콘셉트로 만든 야마하이 준마이다이긴죠
계절 한정주로 청사과와 바나나를 연상시키는 차분한 긴죠 향과 상큼한 단맛·산미, 그리고 적당한 감칠맛과 부드러운 여운이 특징
특정명칭 : 준마이다이긴죠
열처리 여부 : 열처리
쌀 : 야마다니시키
정미비율 : 50%
알코올 도수 : 16.6%
니혼슈도 : +2.0
산도 : 1.7
* 니혼죠 준마이다이긴죠
멜론과 머스캣의 과일향이 풍부하고 드라이하게 마무리했지만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깔끔한 인상의 사케
특정명칭 : 준마이다이긴죠
쌀 : 야마다니시키
정미비율 : 50%
알코올 도수 : 16.5%
* 네고로 준마이긴죠
부드러운 향에 가볍지만 깊은 풍미가 있고 부드럽고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여유롭게 마실 수 있는 식중주 준마이긴죠
특정명칭 : 준마이긴죠
쌀 : 야마다니시키
정미비율 : 58%
알코올 도수 : 16.5%
* 텟포타이 준마이긴죠 히이레
터지는 향과 묵직한 목넘김이 인상적인 준마이긴죠를 원주 그대로 병에 담은 한정주
우아한 향과 쌀의 풍미를 느끼면서도 약간 단단하고 깔끔한 맛
특정명칭 : 준마이다이긴죠
쌀 : 미야마니시키 / 야마다니시키
정미비율 : 55%
알코올 도수 : 16.2%
니혼슈도 : +4
산도 : 1.7
아미노산도 : 0.8
한국에서 일본의 사케를 드시고자 하는 분을 위해서 직구 사이트를 운영중입니다.
그리고 필자의 저서의 구매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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