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酒研究会

[니혼슈 칼럼 49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49 텐비 (天美, てんび)

登録日:23-08-31 00:00  照会:4,254
소주韓잔 사케日잔 ‐ 49

텐비 (天美, てんび)
 -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山口県 下関市)
 - 여성 토지(杜氏)가 술뿐만 아니라 양조장 자체를 제로에서부터 구축시작
 - 150여 년 된 폐업직전의 양조장을 인수해 2018년 태양광 회사가 재창업
 - 하늘(天)의 은혜로 빚은 아름다운(美) 술이라는 뜻의 텐비(天美)


현재 일본의 니혼슈(日本酒)의 대세는 단순히 동, 서로 구분했을 때, 동일본이 대세다.

에도시대(江戸時代) 이전에는 서일본의 나라(奈良)에서 발상되어 교토(京都)와 고베(神戸)에서 꽃 피우고, 히로시마(広島) 쪽으로 퍼져나가며 서일본이 대세였다.

도쿄(東京)가 한자로 '동쪽의 교토'라는 뜻인 것처럼, 에도시대(江戸時代)를 맞이하면서 서쪽의 교토(京都)에서 수도를 지금의 도쿄로 옮긴 것인데, 도쿄(東京) 및 인근 지역은 평야지대인 데다 치수(治水)가 되지 않아 늪이 많았다.

도쿄가 수도가 되고 나서, 물도 그렇고 기술도 그렇고 제대로 된 니혼슈를 만들어 내질 못했다.

그래서 좋은 니혼슈는 서일본에서 배로 가져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니혼슈가 니가타(新潟)와 토호쿠(東北) 지방을 중심으로 동일본으로 완전히 대세가 바뀌었다.

최근의 사케노와(さけのわ) 기준으로 전국 랭킹을 50위 정도까지 보면, 1위 아키타현의 아라마사(新政)부터 60% 이상이 동일본의 사케다.

이 상황에서 다시 서일본에서 주목받는 니혼슈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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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 소개할 니혼슈는 텐비(天美)라는 술로 최근의 닷사이(獺祭), 토요비진(東洋美人), 간기(雁木), 고쿄(五橋), 타카(貴) 등의 명주들이 즐비한 야마구치현(山口県)의 또 하나의 신흥세력이다.

이를 만드는 양조장은 쵸슈 주조(長州酒造)인데, 기존의 현지에 있던 코다마 주조(児玉酒造)를 계승한 양조장이다.

새로 창업한 쵸슈 주조(長州酒造)의 기준으로 보면 창업은 2018년이 된다.

쵸슈 주조(長州酒造)의 모회사인 쵸슈산업(長州産業)은 야마구치현(山口県) 산요오노다시(山陽小野田市)에 본사를 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주력으로 하는 제조업 회사다.

기존 양조장인 코타마 주조(児玉酒造)는 1871년에 야마구치현(山口県) 시모노세키시(下関市) 키쿠가와쵸(菊川町)에서 창업해 150여 년간 이어져온 양조장으로, 창업 시의 브랜드는 나가토 키쿠가와(長門菊川)로, 현지에서 쭉 사랑받고 있었다.

6대째 당주(当主)인 코다마 츠요시(児玉 剛)가 고령으로 15년 전부터 양조를 그만두고 있었고, 타 양조장의 술을 매입해 판매함으로써 명맥을 겨우 유지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그래서 쵸슈 산업(長州産業)은 메이지 시대(明治時代) 때부터 이어온 양조장을 어떻게든 자신들의 손으로 지킬 수 없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오던 결과, 사업을 직접 계승하기로 했다.

기존의 양조장 건물을 철거하고, 타업종에서 넘어온 직원과 타현(他県)에서 넘어온 토지(杜氏)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누구 하나 경험자는 없었지만 지혜를 서로 모아, 2019년 12월 26일 드디어 새로운 양조장(酒蔵)이 완공되었다.

그리고 150여 년 가까이 키쿠가와(菊川)라는 브랜드를 양조해 오던 코다마 주조(児玉酒造)의 이름도 신 양조장의 건립과 함께 쵸슈 주조(長州酒造)로 바꾸었다.

브랜드인 텐비(天美)의 브랜드 네이밍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벼를 키우는 태양을 뜻하며, 일본 고대의 신(神)이기도 한 아마테라스(天照)의 텐(天)과 술을 미화해서 부르는 이름인 비로쿠(美禄)의 비(美)에서 따왔다.

다르게 해석하면, '하늘의 은혜로 담은 아름다운 술' 또는 '하늘이 키워내는 아름다운 술'이라는 뜻이 된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상기의 해석은 네이밍 하고 난 뒤의 '꿈보다 해몽'인 느낌이 강하고, 실제로는 하기의 고사성어에서 따온 것이 가장 유력한 설이다.

술은 하늘의 고마운 선물
(酒は天の美禄 → 酒は天が与えてくれた有り難い贈り物)

텐비(天美)의 맛은 간단히 정리하면, 온화하고 상쾌한 향에, 청포도와 같은 단맛과 신맛이 나고, 마치 감귤을 연상시키는 신선함이 특징이다.

텐비(天美)의 로고가 상당히 인상적인데, 이는 쌀, 물, 효모, 누룩의 발효과정을 컴퓨터로 나타낸  발효과정의 도형이라 한다.

그 수많은 도형중 가장 발효가 왕성한 상태를 나타낸 도형을 캐치해, 양조장의 술에 대한 고집과 장래성을 담아 정했다고 한다.

쵸슈 산업(長州産業)이 양조에 뛰어들게 된 것은 2017년 새로운 사업으로 알아보던 철갑상어(チョウザメ)의 양식이 계기였다. 철갑상어의 양식에는 풍부한 지하수가 필요했는데, 이 거점을 찾기 위해서 영업을 하던 중, 만나게 된 것이 코다마 주조(児玉酒造)였던 것이다.


그때 만난 사람이 6대 당주(当主) 코다마 츠요시(児玉 剛)였고, 15년 전부터 양조를 그만두고, 폐업을 생각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지역의 문화인 양조장이 사라지는 건 유감이라, 이 땅에 이어져 온 사케 문화와 전통을 남기기 위해 신규 사업으로 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2017년 여름에 사업 승계를 결정했다.

이후, 2018년 봄에 코다마 주조(児玉酒造) 사업승계 절차를 완료하고, 사명을 쵸슈 주조(長州酒造)로 바꾸고, 노후한 양조장을 철거하고, 완전 맨땅에 새로이 양조장을 건설하기 시작한다.

전혀 양조장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으나, 거래처였던 히로시마(広島)의 '키쿠 플랜 두(KIKU PLAN DO)'라는 회사에서 소개받은 사람이 바로 여성 토지(杜氏) 후지오카 미키(藤岡 美樹) 상이다.

후지오카 미키(藤岡 美樹)상은 도쿄 농대 재학 시절에 마신 사케의 매력에 빠져, 사케 양조의 세계에서 일할 것을 결심한다.

이에, 대학 졸업 후에는 나라현(奈良県) 요시노쵸(吉野町)에 있는 야타가라스(八咫烏)라는 브랜드의 키타오카 본점(北岡 本店)에서 양조를 배우고, 카가와현(香川県) 칸온지시(観音寺市)에 있는 카와츠루(川鶴)라는 브랜드의 카와츠루 주조(川鶴酒造)에서 일반 직원에서 토지(杜氏)로 승격되는 기쁨을 누린다.

후지오카(藤岡) 상은 고향이 미에현(三重県) 마츠자카시(松阪市) 인지라, 고향 인근의 현재 최고의 명주 중 하나인, 자쿠(作)를 만드는 미에현(三重県) 스즈카시(鈴鹿市)의 '시미즈 세이자부로 쇼텐(清水清三郎商店)'으로 전직하는 것으로 얘기된 상황이었다.

이때만 해도 쵸슈 산업(長州産業)의 제의를 그 자리에서 후지오카(藤岡)상은 거절했으나, 지속된 설득과 확실한 신념을 듣고는 제의를 수락한다.

그때 후지오카(藤岡)상을 움직이게 한 건, 쵸슈 산업(長州産業)의 창업 이념이었다고 한다.

'불퇴전의 결의(不退転の決意, ふたいてんのけつい)'

우리의 임전무퇴(臨戰無退)와 비슷한 말로 한번 싸움에 임하면 절대 물러섬이 없다는 결의를 말한다고 한다.

이에, 초기에는 시미즈 세이자부로 쇼텐(清水清三郎商店)에서 일을 하다가 쉬는 날에 야마구치현(山口県)의 쵸슈 주조(長州酒造)로 가서 일단 양조장을 짓는 일부터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생산을 할 수 있는 사계절 양조를 추구했고, 술탱크 등은 차츰 늘려나가면 되는데, 누룩을 만드는 방이나 술을 짜내는 기계는, 공정에 있어서 병목현상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처음부터 아예 큰 기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든 게 새로운 기계에 새로운 공간이다 보니, 냄새에 대해서 엄청나게 신경을 썼다.

모든 기계나 설비는 처음에는 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이게 만약 술로 옮겨가면 아주 큰 영향을 끼치니, 이 부분을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이에 누룩실은 새 나무의 냄새가 배지 않도록 스테인리스로 바꾸었으며, 착즙기의 거름천과 거름판을 정말 자주 세척을 한다고 한다.

쵸슈 주조로 와서 가장 처음으로 담은 술은 야마다니시키(山田錦)로 담은 욘고빙(四合瓶, 720ml) 2000 병이었다.
새로운 브랜드가 잘 팔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량으로 판매하기에는 다소 리스크가 높아 소량으로 생산했다.

예상외로 출시되자마자 바로 품절이 되었고, 이는 토지(杜氏) 후지오카 상의 개인적인 SNS상의 발신효과 및 팬이 많았기 때문이다.

토지(杜氏) 후지오카 상의 가장 큰 양조 컨셉은 다음과 같다.

미묘한 차이가 큰 차이 (微差は大差)

양조하는 과정에서 이쯤이면 되겠지라고 쉽게 타협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차이가 맛의 결정적인 차이를 낸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일반적인 니혼슈가 명주가 되어가는 과정들을 보면 저 말이 정말 많이 와닿는다.

시모노세키(下関)는 한국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고, 기억해야 할 도시다.
그동안의 통병합을 통해, 예전의 시모노세키(下関)에서 다소 면적이 넓어진 점도 있지만, 특히 시모노세키 항구 인근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야마구치현(山口県) 은 서쪽은 후쿠오카(福岡) 문화권이고, 동쪽은 히로시마(広島) 문화권일 정도로 야마구치현 자체는 별 존재감이 없다.

크게 야마구치현을 3등분 하면 서쪽이 시모노세키시(下関市) 중심, 중앙이 야마구치시(山口市) 중심, 동쪽이 이와쿠니시(岩国市) 중심이다.

역사적으로는 여기 시모노세키는 조선통신사(朝鮮通信使)가 혼슈(本州)로 들어가는 입구이기도 했고,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大谷 翔平)가 이도류(二刀流)로 유명한데, 그 이도류의 원조 미야모토 무사시(宮本 武蔵)와 숙명의 라이벌 사사키 코지로(佐々木 小次郎)의 결투가 있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청일전쟁 후 시모노세키 조약이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며, 겐페이(源平) 전쟁의 마지막 전쟁인 단노우라(壇ノ浦) 전투가 일어나기도 했다.

마지막 겐페이(源平)전쟁이 일어난 단노우라, 미나모토노 요시츠네(源 義経)와 타아리노 무네모리(平 宗盛)
부산에서 페리를 타면 13시간 만에 도착해서 인근 모지코(門司港)나 아키요시 동굴(秋芳洞) 등의 주요 관광지의 거점이 되기도 한다.

시모노세키의 역사를 음미하며, 니혼슈의 새 역사를 쓰는 텐비(天美)를 즐겨보는 것도 작은 재미가 될 수도 있겠다.


인용 : SAKEI NEWS, KODAMA SYUZO, SAKE STREET, HASEGAWA SAKETEN, CHOSYU SANG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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